둘째 날은 상해에서 대학원 다닐 때 동기였던 친구를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알고 보니 숙소랑 그 친구 집이랑 꽤 가까워서 친구가 브런치 할만한 곳을 추천해 줬다. 오전에 시간이 애매하게 떠서 언니랑 약속장소 근처의 강변으로 먼저 향했다.
한국은 정말 추웠는데, 상해는 최고 20도까지 올라가는 날씨여서 따뜻하게 야외 활동하기 좋았다!
상해는 황푸강을 끼고 왼쪽에 와이탄이 있는데, 관광객들은 대부분 와이탄에 간다. 아무래도 와이탄에서 보는 야경이 예뻐서 그렇긴 한데, 살기에는 황푸강 오른쪽 구역이 좋은 것 같다. 산책하기에도 강변이 더 깔끔한 느낌이기도 하고! 최대 단점은... 이쪽 라인에 주거단지가 많은데 집값이 너무 비싸더라. 약속 장소로 가는 동안 아파트 단지 앞에 쓰여있는 집값을 구경했는데 매매가가 50억대도 있었다..ㅎㅎ
친구가 보내준 약속 장소는 브런치 메뉴도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다.
사실 이미 이럴 줄 알았지만 예상대로 친구가 약속 시간에 늦어서 언니랑 미리 식사를 주문했다. 유독 내 지인들이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인이랑 일본인 외에는 약속 시간에 항상 늦는 것 같다...ㅎㅎ
상해도 이곳저곳 이미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이곳도 그랬다. 분위기가 포근하고 좋았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보니 중국의 일반 마트에서 구할 수 없는 식재료들이 있어서 이탈리아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친구가 온 후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대학원 동기들 근황도 듣고 기분이 참 묘했다. 대부분은 전공을 살려서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고, 외교관으로 일하는 애들도 있고, 이번에 만난 친구는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 공부해 보니 이쪽은 직업으로 삼기에 나랑은 안 맞는다고 느껴서 아예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이것도 사실 잘 맞는지 점점 모르겠다 ㅎㅎ
어쨌든 내가 대학원에서 가장 의지했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서 정말 기뻤다!
다음은 스타벅스 리저브로 향했다.
예전에도 친구가 상해에 놀러 왔을 때 데리고 갔었는데, 엄청 대단한 건 없지만 그래도 관광객으로서는 한 번쯤 와볼 만한 것 같다! 건물 전체가 스타벅스이고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벅스였다가 2위로 밀렸다고 한다.
저기 뒤에 보이는 큰 통에 원두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건물 내부에는 천장에 관 같은 게 연결되어 있는데 여기로 원두를 보내서 이동시키는 듯하다.
2층에는 바도 있는데, 스타벅스에서 술도 팔다니 좀 신기했다!
뭔가 전 같이 생긴 베이커리 식품도 있었는데 그렇게 맛있어 보이진 않았다...ㅎㅎ 적당히 둘러보고 점심 먹으러 다음 장소로 향했다.
여긴 Maotou라는 식당인데, 우리는 정안사 근처에 있는 지점으로 갔다. 毛头老爹饭店(静安寺店)
언니가 육식맨이 상해에 간 영상을 보다가 홍소육을 먹고 싶어 해서 가게 되었다. (영상에 나온 식당은 아님) 웨이팅이 꽤 있었지만, 상해도 웬만한 곳은 웨이팅이 있기 때문에 기다리기로 했다. 참고로 우리 언니는 맛집이면 웨이팅 하는 편이고 나는 웨이팅 안 하고 다른 곳 가는 편이기 하다.
주문은 테이블에 있는 큐알코드로 하면 된다. 홍소육 위에 트러플 소스가 올라가 있는데 냄새 너무 좋았다ㅠㅠ 밥이랑 비벼주기도 하는데 우리는 알아서 먹겠다고 했다.
오이는 약간 탕탕이 할 때처럼 살짝만 으깨서 참기름+소금으로 버무린 맛이었는데 진짜 너무 맛있어서 좀 놀랐다. 되게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맛인 것 같은데 이렇게 해 먹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이건 흑임자 찹쌀떡이었는데 요게 진짜 미쳤다..ㅠㅠ 흑임자 소스가 말도 안 되게 고소하다. 어떤 분이 블로그 후기에 접시를 핥아먹고 싶다고 했는데 어떤 기분인 지 알 것 같았다!
역시 맥주는 적당히 시원한 온도...ㅎㅎ 상해 와서 정말로 시원한 맥주를 마셔본 적이 없다고 언니가 살짝 불평했다. 중국은 애초에 냉장고 온도 자체를 우리랑 다르게 설정해 놓기 때문에 시원한 맥주도 우리 기준에는 안 시원하다. 그나마 상해가 외국인이 많은 도시여서 다른 도시보다는 시원한 맥주를 찾을 수 있는 곳이 많은 편이다.
식당 근처에 정안사라는 유명한 절이 있다. 여기도 시간이 되면 구경하면 좋았겠지만, 이 날 일정이 좀 빡빡해서 바깥만 지나가면서 구경했다.
신천지에 도착했다. 이 가로수랑 건물들이 너무 잘 어울리기도 하고, 상해에서 유럽 분위기 나는 곳에 가고 싶으면 갈만한 곳이기도 하다.
식당과 가게들이 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레스토랑이 슬슬 만석이 되어 가고 있어서 빨리 자리를 찾아다녔다.
아직 이 날 먹을 계획이 더 남아 있었기 때문에 간단한 음식과 화이트와인을 글라스로 시켰다. 어두워질수록 조명이 더 예뻐 보이고 와인도 맛있어서 잘 앉아 있다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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